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멍하니 보낼 수 없어.
이곳에 도망온 이유잖아. 감성으로 배설하고, 내안의 무언가에게 대화하고 싶었는데, 널 생각하면 그럴 겨를이 없어. 가슴이 식어. 니가 너무 편해져서 그런걸까? 가족처럼? 내 안의 그 무엇의 일부인듯?
너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 지 모르겠다, 정말. 너에게선, 내가 겨우 도망 나왔던, 회색 기억이 재생될 것 같은 불안이 보여. 나 그거 싫어. 너의 치부를 내게서 좀 감춰주면 안될까? 구분해줘. 제발. 네게 내가 보이지않는 건, 너도 내게 보이지 말아줘, 제발. 균열 싫어.
너의 세상속에선 행복해. 행복한 것 같애. 근데 그 속에 있는 나, 내가 아닌 것 같애. 사실 이제 내가 뭔지도 모르겠고.
니 이성은 어디서부터야 대체? 구분못하겠어. 원래 그런거 구분 안하는 거야? 어떤 게 너야? 아니 솔직히 그런거 궁금하지도 않아.
네 속에서 만들어진 나, 그거 현실의 나랑 너무 다른 나야. 견뎌 낼 수 있어? 지금은 어떻게든 버텨낼거야. 내일은? 더 내일은? 그땐 어떻게 할거야?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할 수 없는 너의 세계에선, 나 더 이상 살 수 없을 것 같아.
내가 언제나 간과하던게 있어. 난 널 영원히 사랑할 순 있지만, 널 사랑하는 난 없다는 걸. 왜 진작 몰랐을까, 더 늦기전에, 더 현기증이나고, 위에서 싸한 느낌이 강해지기전에, 네 속의 날 버려야할 것 같아.
그냥 나 나쁜놈이 되야하는 거야?